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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정태욱 2019. 2. 8. 07:27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山淸 泛鶴里 三層石塔)


국보 제105(지정일 1962.12.20)

소재지 : 경남 진주시 남강로 626-35, 진주박물관 야외전시장

조성시기 : 통일신라 9세기

 

산청 범학리사지 삼층석탑은 경남 산청군 범학리 둔철산 자락의 한 절터에서 무너진 채 발견되었다. 이 석탑은 전형적인 통일신라의 양식인데, 탑신의 1층 몸돌에는 무력으로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신장상과 자비로운 보살상을 함께 조각해놓은 화려한 장식성이 특징이다.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이 펴낸 일제기 문화재 피해 자료에 따르면 이 삼층석탑은 수 백년 전 폐사한 범호사(泛虎寺)’로 추정되는 절터에 서 있다 지난 1910년 무렵 도괴되었다고 한다.

1940년 진주에 사는 정정도라는 인물이 대구의 일본인 골동상 오쿠 지스케(奧治助)의 요청을 받아들여 당시 마을회관 건설비로 100엔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석탑 반출 묵인 하에 대구로 반출되면서 탑은 이후 무려 77년을 떠돌게 된다. 당시 석탑의 평가액은 약 1만 엔이었으므로 100분의1 가격에 반출된 것이다. 불법으로 반출된 이 석탑은 그 사실을 확인한 조선총독부 관리에 의해 압수되여 서울로 옮겨졌으며, 해방 후인 19465월에 미군 공병대는 경복궁 안에 이 탑을 다시 세웠다. 그 후 석탑은 196212월에 국보로 지정되었지만 1994년에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된 채 2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었다.

이후 지역의 요청 등을 반영하여 탑은 2017년 고향인 산청과 인접한 국립진주박물관으로 이관되었으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시멘트로 처리된 기단 아래 부분은 조사 결과 확인된 같은 재질인 범학리 주변 채석장의 섬장암으로 복구하였다.

전체적으로 이 석탑은 상층기단 면석에 팔부중상, 초층옥신 각 면에 보살좌상을 조각하여 장식탑(裝飾塔)이라 일컫고 있으나, 이러한 장식적 요소가 가미되어 장중 소박한 품위를 잃고 있다. 이 장식성의 가미와 더불어 옥개석이 얇아진 점, 옥개받침이 4단으로 줄어든 점 등은 이 석탑의 건립연대가 후대로 내려오는 양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기단부에서 하층기단 면석의 탱주가 2주인 점은 아직도 신라석탑의 전형양식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는 일면이라 할 것이며, 이러한 점에서 이 석탑의 건립 연대는 9세기 초반으로 추정된다.